7월호 ∥사랑터 웹진 발행 : 사랑의 과학나눔터

  제자가 바라 본 서인호 선생님 ..(당곡고 최길순 선생님)    

 

 s#1.  때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장소는 냄새도 퀴퀴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교실.

한 화학교사가 열심히 탄소화합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야~ 탄소는 말이지 최외각 전자가 네 개야. 그래서 최대한 네 번 결합을 할 수가 있

어... 이해 안 되냐?’

  학생들의 멍한 표정이 맘에 안 들었는지 교사는 갑자기 자신의 팔을 양 옆으로 쫙

뻗고, 다리는 앞뒤로 벌리면서 다시 한 번 설명한다.

 ‘그러니까 내 몸이 탄소야. 그리고 내 팔, 다리는 다른 원자하고 결합할 수 있는 전자

인 셈이지, 이렇게 해서 탄소는 모두 네 개의 결합을 할 수 있는 거야. 알겠냐?’

 

s#2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현재...

  장소는 여전히 퀴퀴한 냄새가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교실.

젊은 화학교사가 열심히 물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야~ 물은 말이지...’

그러면서 젊은 화학교사는 자신의 두 주먹을 머리 위로 올리며 물의 구조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한다.

   내가 화학이라는 과목에 흥미를 갖게 되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별 주저함 없이 화학을

 전공으로 택하게 한 교사가 있다. 그리고 그 교사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장면이 있

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양 팔과 다리를 벌려서 탄소의 구조를 설명하던 모습... 서인

호 선생님. 고교시절 내가 화학을 배웠던 은사님.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화학을 공

부할 수 있도록 온 몸으로 수업을 하셨던 선생님은 내 기억 속에 그렇게 남아 있다. 그

렇게 10년이 지나고, 냄새 퀴퀴한 교실에서 화학 수업을 듣던 짧은 스포츠머리의 학생

이, 이젠 서울의 한 변두리 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고 있다. 가끔 부족한 설명에 학생

들의 멍한 표정이 보이면, 온 몸으로 원자들을 표현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인지 필연인지 여의도 한 복판에서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됐다.

10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그 모습으로 말이다. 그리고 지난 1월 선생님의 호

출로 나오게 된 초중등과학 3s키트 교육연구회... 여기서 난 10년 전과 똑같은 선생님

을 봤다. 늘 즐거워하면서 실험하고, 좀 더 나은 실험방법을 개발하려 노력하는 모습

을 보면, ‘여전하시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3년의 교직 생활에서 내 가장 큰 고민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과학, 화학이라는

학문을 학생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게 할 수 있을까?’였다. 그래서 얻은 결

론은 ‘실험’이었다. 실험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

는 좋지 않았다. 실험은 많이 했지만, 학생들의 흥미도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실험

과 이론을 병행하면서 학생들의 유기적 사고를 유도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그다지 좋

지 않았다.

   내 수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지금까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아직 그 원인을 정확히 찾

지는 못 했다. 하지만, 오늘 ‘실험은 쇼가 아니야’라는 선생님의 얘기에서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학창시절엔 과학의 즐거움을 선생님에게 배웠다. 지금은 화학이라는 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이 서툴러 배우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열린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있다. 끊임없이 자기연찬을 하는 모습을 배우고 있

다. 난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난 생각한다.

내가 과연 그 분의 열정을 따라갈 수 있을까?

내가 과연 그 분처럼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연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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